인물은 괴로운 표정을 하고 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리고 있으며 팔을 약간 벌리고 누워있다. 이것은 나의 가위눌림에 대한 개인적 체험 속의 이미지를 재현 한 것으로 가위눌림 가운데 최초 단계에 찾아오는 압박감을 표현한 것이다. 방 안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느끼고, 라디오 소리까리 들을 수 있을 만큼 의식이 또렷한데, 눈을 뜰 수 없는 압박의 상태에서 누군가 몸 위로 발을 올려놓는 순간의 심상이다. 몸을 돌려 그 무게를 피하고 싶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 없이 얼어붙어서 움직일 수 없는 몸만 확인하면서 그 압박감에 깊이 빠져 들어간다.
심리적 압박이 무의식에서 작용하는 가위눌림 상태를 표현함에 있어 종교적인 형상을 차용하여 개인적인 고통과 성스러운 죽음의 상반된 이미지를 하나의 작품으로 결부시켜 표현한 것이다.
-논문 <심상의 이해에 관한 작업연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