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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가위눌림이 조금 더 지속, 확장된 상태를 표현 한 것으로 압박의 강도가 더욱 심해진 것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품의 설치 장소를 움푹 파인 공간 속으로 설정하여 관람자가 유심히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전시 공간을 한정되게 설정하였다. 이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고통으로부터 벗어난 이후 의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갈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러한 체험을 배경의 색과 공간 속에 머물도록 표현하여 어른거리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느낌을 연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본 작품에서는 거울과 좌대를 동반 사용하여 움푹 파인 독립적인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시각적 재해석의 효과를 높이고자 하였다. 부조의 형식으로 제작된 작품을 시선보다 높은 곳에 설치하고 흰색 천으로 가려두었다. 가려진 작품을 보다 자세히 관람하기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그 전부를 보고자 하면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과 신체의 일부가 비쳐야 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작품의 일부가 되어 거울에 투영된 형상 속에서는 고통을 받고 있는 객체와 함께이지만 현실의 공간에서는 고통을 가하는 주체가 된다. 거울의 사용을 통하여 깊이 있는 공간을 연출함과 동시에 가위눌림의 상태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자 한 것이다. 또한 아크릴 거울 특유의 어른거림을 통하여 환영의 느낌을 살리고자 하였다.
 
-논문 <심상의 이해에 관한 작업연구> 중에서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불면증은 시차적응과 더불어 통과의례처럼 다가온다. 설렘과 불안함이 어지러이 교차하는 밤이 지나고, 아침이 찾아오면 분주히 길을 나서 이제까지 체험한 것과 다른 세상을 눈에 담는다. 다시 밤이 돌아오면 지난밤 못 이룬 잠을 보충하고, 부지런히 돌아본 만큼 지친 몸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눈은 뻑뻑한 분비물만 쏟아내며 도무지 숙면으로 빠져들지 못한다. 약에 의지해 잠을 청해 보기도 하지만, 이튿날 눈은 붉은 핏줄을 드러내며 쉬지 못했다고 말한다. 결국 사람이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잠이 사람을 찾아온다는 생각도 해본다.
혼합재료     45X80X115cm     2010
'몽정'은 꿈속의 정사이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할 수 없고, 피동적 상황이 초래하는 괴로운 형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붉은 천을 작품에 도입하여 때로는 성스러운 초인(절대자, 천사)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 한 모습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바닥면에 거울을 설치하여 작품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떠있는 인체는 마치 바닥 속으로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반된 상황을 연출하였다.
작품의 인물은 붉은색 천에 덮여 가려진 채 머리와 사지를 늘어뜨리고 있고, 가느다란 봉에 의지해 휘청거리듯 부유하고 있다. 봉의 끝 바닥면에는 거울을 설치하여, 작품을 먼 곳에서 관람하면 주변부를 비추도록 하였다. 그러나 작품을 가까이 다가서서 내려다보면 움푹 파인 우물 속으로 떨어지고 있는 듯 한 시각적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이는 성적 쾌감의 상승의 상태와 의지를 빼앗긴 채 경험하는 불쾌감, 더불어 종교적인 성스러움과 속된 성격을 상승과 추락의 반전된 이미지로 재현하여 그 불안한 가변성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혼합재료     55X55X155cm     2010
때론 꿈이 아니라 매우 인상적이어서 잊기 어려운 실제 상황이 하나의 상징적 형태로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한다. 길을 걷다가 체험한 독특한 풍경은,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힘들게 걸어가는 여인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멀쩡한 다리에 신겨진 신발은 꽤나 높은 굽의 구두였기 때문에 훨씬 더 불편해 보였다. 그 순간 한쪽 다리가 절단된 아름다운 여성이 목발을 짚고 다른 한쪽에 하이힐을 신은 완성된 작품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동시에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갖은 생각들이 겹쳐지면서 인간의 욕망, 사회적 모순, 뒤틀림, 교차 따위의 단어가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갔다. 억압된 현실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내적 바람 그리고 그들 간의 부조화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내면에 깃든 복잡한 심적 갈등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시대와 사회의 모순은 결국 인간들 개개인의 몫이다. 누구나 그 여자의 모습과 같은 모순된 욕구를 내면에 지니고 살아간다.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한 여성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모순적임에도 외면하려는 사회에 대한 개인적 무관심. 고통을 드러내지 않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발산함과 동시에 관능적인 몸매를 통하여 여신과 창부의 이미지를 동시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논문 <심상의 이해에 관한 작업연구> 중에서
현대의 조직화된 사회는 자본을 내세워 개인의 인격이나 존엄을 무시하고 상당부분 인간을 조직의 부산물로 혹은 필요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내세운다. 그 속에 인간은 개별적 주체와 특수성을 상실한 채 부속으로 전락해간다. 작품 ‘벽돌들’은 사물을 생산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여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인부들의 모습을 현대의 시대적 상황과 엮어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무더웠던 지난여름 을지로 중심가를 땀을 빼며 헤집고 다닐 때 푸른 옷을 입은 한때의 무리들이 건설현장에서 쓰는 안전모를 쓰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뒤돌아서서 그들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들이 멀어져 가는 모습의 배경에는 크고 높게 늘어선 공사판 가림막에 감각적인 디자인의 기업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지나간 사람들의 가슴에 같은 로고가 새겨진 것을 뒤늦게 인식하였고,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는 인간의 형상을 한 벽돌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 순간에는 기업의 이미지가 개인적인 삶이나 가치를 잠식한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 개인의 삶을 무시하고, 마치 사회 속에서 개인의 가치가 잠식당하는 벽돌로 표현하고, 약육강식의 구조를 대표하는 피라미드의 구조 속에 그들을 가두어 표현한 것은 아닐까? 소소한 행복을 격하시킨 것은 아닌가 자문해본다.'
- 2008년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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