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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수지에 채색, 조명. 공간에 설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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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수지에 채색, 조명. 공간에 설치. 2018

눈빛만 교환해도 혈투가 벌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각자 다른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만난 3~4월은 서열을 가르는 시간이었다.

힘에 의한 서열에서 밀려나면 남은 날들이 괴로울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에 이를 악물고 싸웠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잦은 싸움을 통해 편이 갈리고 패거리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기존에 형성된 패거리에 합류한 운 좋은 녀석들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었지만, 그렇지 못한 떨거지들은 자연스레 저희끼리 몰려다녔다.

집에서 먼 중학교로 배치된 나는 어쩌다 보니 어떤 패거리에도 합류하지 못했고, 함부로 건드리면 문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킨 날들과 비굴했던 날들이 공존했다.

중학생이 된 조카가 생채기를 달고 돌아온 어느 날, 잔뜩 독기가 오른 짐승이 울면서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그때의 날들과 함께 버무려져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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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수지에 채색, 조명. 공간에 설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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