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2024

생각의 상 2024

20x25x44cm     합성수지, 스테인레스     2024

3D 작업이라는 건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 작품을 부려놓는 것이고, 나는 단지 언젠가는 현실에서 구현될 거라는 믿음만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섣부르게 그 세계에 힘 쏟지 말고, 지금 작업에 열중해야지 싶었다.

하지만 3D 그래픽으로 작업하면 현실 세계에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만들어 둔 작품들을 하드 케이스 하나에 담으면 그만이니, 쌓여 가는 작품에 좁아지는 작업실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작업이 안 풀리면 접어뒀다가 다시 꺼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어, 흙이 굳거나 어는 등 계절의 변화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크기 조절도 맘대로다. 흙으로 하는 작업은 재미있지만 캐스팅이 고되고 더디다. 내 몸이 거부하는 재료를 다루며 육체적 고통을 매번 반복해야 한다.

3D는 이런 면에서 현실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내 손은 많이 거칠어져 손가락 마디마디가 울퉁불퉁 튀어나왔고, 조금씩 보기 싫게 휘어졌다. 오른손 약지의 뼈마디가 불뚝 솟아 병원에 갔더니, 손을 많이 써서 뼈가 자랐단다. 한 해 한 해 손은 더 거칠어지고 휘어가며 미세한 떨림도 멈추지 않는다.